이제 독립 3년차에 접어들게 되었습니다. 사실 불과 5년 전으로만 건너가도 독립할 생각이 딱히 없었고, 혼자 잠도 못자는 겁쟁이였는데 정신 차리고보니 이제 혼자가 익숙한 자취생이 되어있네요ㅎㅎ 더 거슬러 올라가면 저는 학창시절부터 의존성보다 독립성이 많이 부족한 아이였습니다. 혼자 교무실이나 과사무실 가는 것도 외로울 정도였습니다^^; 대학 때 휴학했다 다시 복학하면서 동기들이 없는 현실에 부딪치게 되었고 더이상 이렇게 살면 안되겠다고 뼈저리게 깨닫게 되어 강제로 독립심을 조금씩 키웠던 것 같습니다. 이후에 당직을 서야 하는 일을 하게 되어 혼자 잠도 강제로 자보게 되고 막상 해보니 별게 아니란 걸 알게 되면서 독립심도 점점 생기고 자유를 찾게 된 것 같습니다. 상대가 없으면 못하던 일을 스스로 원할 때 언제든 혼자서도 할 수 있다면 그것이야말로 정말 자유의 문이 열리는 시작인 것 같습니다.
찌질한 겁쟁이에게 독립에 대한 로망을 키워준 MBC 예능 '나혼자산다'
하지만 아직 저도 범접하지 못한 만렙 달인들의 경지에는 다다르지 못했습니다. 참 대단하기도 하고, 저로선 영원히 못할 것 같은 일들도 잘들 하시더라구요. 이제 1인가구가 증가하면서 소비문화도 점점 이에 맞춰 변하고 있어 앞으로는 혼밥이나 혼놀, 혼술 등을 어디서든 불편함 없이 할 수 있도록 환경과 분위기가 바뀔 것도 같습니다만^^ 아직은 저에게도 어려운 것이 많이 존재하는 것 같습니다. 이쯤에서 저는 현재 어느 지점까지 왔을까 확인해보고 싶어서 혼밥 레벨과 혼놀 레벨 테스트를 해보겠습니다! 도전!
혼밥 레벨 테스트
실제 경험을 생각하면 레벨 5와 6 사이에 있습니다. 사실 평소 일상 속의 저를 생각하면 레벨 5가 맞으나, 해외여행 갔을 때는 또 맛집에서도 혼자 잘 먹었던 것 같습니다. 여행자의 마음으로 맛집을 가기도 했지만 사실 일상 속에서는 그냥 자취생의 생존을 위한 가성비에 맞춘 일반음식점까지가 저의 적정선인 것 같습니다. 혼자 맛집을 안가는 이유는 첫째는 청승맞아 보일까봐, 둘째는 사람이 많은 바쁜 음식점은 회전율이 중요해서 가끔 혼자 온 손님을 안반기기도 하더라구요. 실제로 자리 혼자 다 차지한다고 구박 받으면서 혼자 먹는 사람도 봤습니다...;; 그래서 항상 혼자 먹어도 눈치 안봐도 되고 부담 없거나, 사람이 많이 오는 집이라면 포장하거나 사람이 없는 시간대에 도전하는 것을 선택하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저는 혼밥 레벨 5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여행을 간다면 가끔 레벨 6까지 갈 수 있겠다! 정도가 되겠네요^^
혼놀 레벨 테스트
여기도 레벨5에 해당이 되네요! 혼자서 여행을 자주 갈 정도의 프로는 아니지만 혼자 여행에 대한 로망이 있어서 올해 초에 퇴사하고 저에게 주는 선물로 혼자 유럽여행을 처음으로 다녀왔습니다. 아무래도 첫 나홀로 여행이고 치안이 걱정이 되다보니 여기저기 다니진 않고 영국만 일주일 정도 다녀와봤는데 결론은 매우 만족합니다. 사실 일하면서 사람들 사이에서 많이 소모된 것 같아 혼자 살고 있음에도 나혼자만의 제대로 된 힐링이 필요하다고 느껴져서 매우 간절하고 설레는 마음으로 여행을 다녀왔던 것인데 요즘은 혼자보단 또 같이 가는 여행이 더 좋아서 당분간은 나홀로 여행 계획이 없습니다. 하지만 또 갑자기 가고 싶은 곳이 생기고 시간과 금전적 여유가 주어진다면 언제든 짐을 싸고 행동에 옮길 수 있겠죠! 저는 아직 자유로운 싱글이니까요^^ 솔직히 레벨 6~9에 해당하는 내용은 그렇게 하고 싶은 마음이 아직 들지는 않습니다. 이유는 뻔뻔하지 못한 것이 첫째이고, 아직은 같이 하는 것이 더 즐거운 일이란 생각이 둘째입니다. 굉장히 선호하는 것으론 레벨 1,2,3,4에 해당 되는 내용인데 이런 것들은 같이 하는 것도 좋지만 혼자 하는 것을 더 즐깁니다. (+ 미술관까지!) 결론은 저는 아직 어설픈 레벨 5라는 생각이 드네요.
개인적으로 혼자서도 충분히 즐길 수 있어야 다른 사람들과 함께 했을 때 또 건강한 에너지가 나오는 것 같습니다. 온전히 나를 위한 충전의 시간과 나만의 시간을 충분히 가지지 못하고 다른 사람들과 많은 시간을 보내면 소진되는 느낌이 더 빨리 드는 것 같습니다. 함께 하는 것도 혼자 하는 것도 다 나름의 즐거움과 멋이 있으니 저도 앞으로 더 그 맛을 제대로 알아갔으면 좋겠습니다. 어렸을 적 생각하면 지금은 외로움도 즐길 줄 아는 어른이 된 것 같아서 다행입니다. 옛날의 저보다 내 영혼이 더 넓은 세상으로 나아간듯 자유로워진 느낌이 듭니다. 하지만 성향 차이도 분명히 존재하니 혼자와 함께, 그 사이에서 나에게 맞는 밸런스를 찾아가는 것이 제일 중요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