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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학박사/스토리

재미있는 공생관계[Ⅱ] 최대포식자를 내편으로 만든 비결!

지난 포스팅에서 악어와 악어새는 사실 공생관계가 아니었다는 충격적 사실과 함께 할미새와 꿀잡이새가 영리하게 관계에서 이득을 취하는 방법, 누와 얼룩말의 환상적인 궁합에 대해서 알아보았습니다. 전편에 이어서 오늘도 동물들의 흥미로운 공생관계에 대한 두 번째 포스팅을 시작합니다. 지난 포스팅은 아래 링크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2019/09/08 - [[다큐] 신비한 동물 이야기] - 재미있는 공생관계[Ⅰ] 악어와 악어새는 공생관계가 아니다?

악어와 실제 공생관계인 민물돌물떼새의 모습: 악어 둥지 근처에 같이 둥지를 짓고 악어가 자리를 비울 시 다른 동물로부터 악어의 알이니 새끼를 지켜주는 역할을 하고, 반대로 악어가 둥지에 있을 때는 다른 적으로부터 민물돌물떼새의 둥지와 알을 지킬 수 있는 공생관계.


최대포식자 상어의 동반자 레모라


레모라는 흡반처럼 되어 있는 등지느러미를 이용해서 자신보다 큰 상어의 복부 아래쪽 몸체에 붙어서 그들의 기생충과 찌꺼기를 먹으며 바다에서 생존합니다. 사실 바닷속 물고기들의 골칫거리 중 하나가 바로 기생충이고 상어 또한 이 문제로부터 자유롭지 못합니다. 하지만 레모라가 상어의 피부와 입 주변부에 붙어 있는 기생충을 모조리 먹어치우고, 상어 주변에 바닷물도 깨끗하게 유지시켜 주기 때문에 상어에게 레모라는 고마운 존재가 아닐 수 없습니다. 


레모라 또한 상어로부터 먹이만 제공받는 것은 아닙니다. 사실 상어는 바다 최고의 포식자이기 때문에 레모라처럼 작은 물고기는 표적이 될 수 있지만 가장 큰 포식자를 적이 아닌 자신의 공생관계로 만들었다는 점은 굉장히 큰 메리트가 될 수 있습니다. 또한 금빛으로 빛나는 이들의 몸은 포식자들의 공격을 받기 딱 좋은 조건이지만 상어의 복부 아래쪽에 붙어서 바라쿠다와 같은 큰 물고기로부터의 공격을 피할 수 있고, 상어를 교통수단으로 바다를 더 빠르고 쉽게 이동할 수 있기 때문에 이보다 더 서로에게 든든한 존재는 없을 것 같습니다. 


뒤늦게 밝혀진 물소와 개구리의 관계


지금껏 예상하지 못했으나 최근에 발견된 공생관계의 새로운 주인공들로 바로 물소와 개구리가 있습니다. 처음부터 그들의 관계를 관찰하던 것은 아니었으나, 한 과학자가 새를 관찰하기 위해 찍은 사진에서 물소 위에 여러 마리의 개구리가 발견한 것을 시작으로 그들의 관계에 대해서 조사를 하게 되었고, 그 결과 다른 물소들의 몸에도 여러 마리의 개구리가 붙어 있는 것을 발견했다고 합니다. 어떤 물소에게는 27마리의 개구리가 붙어 있기도 했다고 하네요.


물소의 긴 털 사이 사이에 여러 벌레들이 기생하는데 이것은 가려운 것의 문제 뿐 아니라 병의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하지만 개구리들에게 이런 환경은 곧 배불리 먹을 수 있는 잔치나 다름 없는 것입니다. 이 뿐만 아니라 개구리는 냉혈동물이기 때문에 기온이 떨어졌을 때 물소가 난로와 같은 역할을 해주기도 합니다. 개구리는 물소에게 식량 뿐 아니라 체온 조절에도 든든한 도움을 제공받고, 물소는 가려움과 질병을 예방해주는 개구리에게 도움을 받으니 물소에게도 개구리에게도 서로 좋은 일이겠네요!


넌 좋니? 난 글쎄? 황로와 소의 동상이몽


서로 다른 두 종이 영향을 주고 받는 관계를 공생관계라고 합니다. 하지만 공생이라고 해서 다 똑같은 공생은 아니라는 말씀! 앞서 살펴본 동물들의 공생관계처럼 보통 우리가 이해하고 있는 '공생'의 의미는 서로 이익을 취하는 관계인데 이것을 정확하게 '상리공생' 관계라고 합니다. 한쪽만 이익을 취하고 다른 한쪽은 이익도, 피해도 보는 것이 없다'편리공생' 관계라 하며, 한쪽은 이익을 취하지만 다른 쪽이 피해를 본다면 우리도 잘 알고 있는 '기생' 관계라고 하고, 한쪽이 피해를 보는데 다른 한쪽은 영향을 받는 것이 없다'편해공생' 관계라고 정확하게 분류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마지막으로 소개할 황로와 소는 어떤 관계일까요? 


황로는 보통 소와 같은 초식동물들의 주변에서 자주 보이곤 합니다. 황로는 소가 풀을 뜯으며 식사를 할 때 다가와서 풀 사이로 튀어오르는 벌레들을 잡아먹습니다. 소와 같은 초식동물들 덕에 큰 노력 없이도 먹이 사냥이 수월해지기 때문에 황로의 입장에서는 확실하게 이익을 취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소의 입장에서는 딱히 이익이 되는 것도 없고, 그렇다고 황로에게 피해를 받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편리공생' 관계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그렇지만 학자에 따라서 이들의 관계를 '상리공생' 관계로 해석하기도 하는데 그 이유는 황로가 진드기나 기생생물을 제거해주는 역할을 하기도 하고 간혹 포식자가 접근할때 먼저 발견하고 경고를 해주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기다 아니다 나눌 때 당사자들의 입장은 어떨지 궁금하네요^^ 먼훗날 또 예상하지 못한 재미있는 비밀이 밝혀질지도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