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전부터 우리의 속담, 신화와 각종 옛날 이야기들 속에 빠지지 않던 동물로 바로 호랑이가 있습니다. 호랑이는 우리나라의 상징적인 동물로 그만큼 우리의 역사와 얼에 깊숙하게 깃들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물론 지금은 동물원이 아니라면 우리나라 그 어디에서도 볼 수 없지만 말입니다. 1915년 일제강점기, 조선총독부가 맹수로부터 사람을 보호한다는 명분으로 시행한 '해수구제사업'이 바로 그 비극의 시작이었습니다. 그들은 특히 호랑이 소탕에 집중해 있었는데 산의 주인이라고 여기지던 호랑이를 제거하는 것이 한반도의 정기를 끊는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로 인해 호랑이는 1915년부터 1924년까지 공식적으로 89마리가 포획 되었고 비공식적으로는 500마리 이상 포획되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렇게 호랑이는 한반도에서 영원히 자취를 감추게 되었습니다. 물론 그 이후로도 한 번씩 호랑이의 흔적에 대한 목격담이 전해지기도 했습니다. 백두산이나 개마고원 일대에서 영상이 찍힌 적이 있으며, 호랑이의 생존 가능성에 대한 일화 등이 전해져 오기도 했으나, 그 당시에는 실제로 생존했다 치더라도 현재까지 개체를 유지하여 생존할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며 다시 한반도에 야생 호랑이를 복원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남한에서의 야생 호랑이 복원사업은 전무한 상태입니다. 현재 러시아 연해주에 서식하는 야생 호랑이의 개체수를 늘려 러시아-중국-한반도 북부까지 그들의 서식지가 인위적인 방식이 아닌 자연스럽게 확장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사실 한반도에 호랑이보다 개체수가 많았던 것은 표범이었습니다. 현재는 대형 고양잇과 동물 가운데 세계적으로 가장 멸종 위험이 큰 동물로 꼽힙니다. 표범의 한 아종인 한국표범(아무르표범)은 한반도에서 가장 두드러지게 서식했으나 호랑이와 마찬가지로 겉으로는 해수구제사업, 속으로는 민족의 정기를 끊는다는 목적으로 약 2천 마리의 표범이 포획되었고 이러한 무자비한 남획과 서식지 파괴로 마지막으로 잡힌 것은 1973년 7월 창경원의 표범을 끝으로 남한에서는 완전히 자취를 감추게 되었습니다. 최근에도 표범의 발자국 등의 목격담이 나오고 있기도 합니다만 아직까지 사진이나 촬영본 같은 뚜렷한 증거는 나오고 있지 않습니다. 한때 전세계에 30마리 정도 밖에 남지 않아 멸종 직전까지 갔던 표범은 다행히 2012년에 설립된 '표범의 땅 국립공원'에서 개체수를 4배 이상 늘려서 연해주에서 122마리까지 확인이 되었다고 합니다.
한반도에서 복원에 희망을 보이고 있는 동물도 있습니다. 바로 뉴스에서도 많이 접했던 곰이 그 주인공입니다. 곰은 일제의 해수구제사업으로 1,369마리가 도살되었고, 반달가슴곰만 1,039마리를 도살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멸종된줄 알았던 천연기념물 329호인 반달가슴곰은 2000년도 MBC 탐사팀이 설치한 무인카메라에 찍혀 복원사업을 진행하게 되었고, 개체수를 꾸준하게 늘려서 현재 60여 마리가 곳곳에 서식 중입니다. 이렇게 반달가슴곰은 현재 지리산에 복원이 되었고, 불곰은 북한 개마고원 일대에 일부가 남아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곰은 사납다고 알려져 있어 위험하게 생각할 수도 있지만 주로 채식을 하고 그렇게 섭취한 많은 양의 나무 열매를 다시 엄청난 양의 배설물을 통해 종자로 내보내게 되는데 이러한 곰의 생리 현상이 생태계에 다양한 종들이 서식할 수 있도록 돕는다고 합니다. 이렇게 반달가슴곰의 왕성한 먹이활동과 배설로 뿌려진 씨앗은 발아율이 높아져 생태계를 건강하게 만드는데 좋은 역할을 한다고 하니 인간의 기준으로 좋고 나쁨을 나눌 수는 없는 것이겠죠.
일제의 만행에 완전히 멸종된 동물도 있습니다. 바로 독도강치입니다. 동해안에 주로 서식하는 바다사자과 강치속에 속하는 바다 생물로 19세기 초까지 수만 마리가 동해에 서식했고, 독도에만 4만 9천여 마리가 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하지만 일본인들이 가죽과 기름을 얻기 위해 남획하면서 멸종 위기에 처하다가 1972년 독도에서 마지막으로 확인되었고, 1994년 멸종이 선언되었습니다. 일본인들은 강치의 기름과 가죽이 엄청난 수익이 된다는 것을 알았고, 1904년 러일전쟁이 시작되어 군사적 요충지로서도 독도를 탐내기 시작하여 1905년에 강제로 독도를 일본에 편입하고 무분별한 강치 사냥이 시작되었습니다. 독도강치의 각종 부위를 이용하여 만든 공예품이 일본 오키섬의 자연관에 전시돼 있다고 합니다. 강치의 피하지방은 기름으로 쓰고, 살과 뼈는 비료로 이용하며, 새끼는 생포해서 서커스용으로 팔아넘겼습니다. 일본인들은 영리하고 힘이 센 강치를 잡기 어려워서 미끼로 새끼를 먼저 포획하고, 새끼를 구하러온 어미를 사냥했다고 합니다. 1905년 이후 8년 동안 독도강치는 1만 4천여마리가 일본인에 의해 포획되었습니다. 이렇게 독도강치는 다시는 볼 수 없는 멸종동물로 남게 되었는데 도리어 한국 어부로 인해 독도강치가 멸종한 것으로 주장해서 논란이 되기도 했습니다.
이 외에도 우리나라의 대표 토종개인 삽살개와 늑대, 여우 등도 일제강점기에 일본에 의해 무자비하게 대량 학살되어 멸종되거나, 멸종 위기에 처한 동물들입니다. 현재도 일본에 피해를 받고 있는 동물로 고래도 꼽을 수 있습니다. 국제법적으로 판매 뿐 아니라 과학연구를 위한 고래잡이 또한 금지된 지역에서도 일본의 불법고래포획이 계속 이루어지고 있어 국제사회에서 비난을 받고 있지만 그들은 멈추지 않고 있습니다. 일본에서 고래 불법 사냥을 이렇게 계속 멈추지 않는다면 세계적으로 매년 수천 마리의 고래가 계속 죽을 것이고 고래는 곧 지구 상에서 사라질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예측합니다. 일본의 욕심으로 한반도의 동물들이 자취를 감추었듯 또 다시 생태계에 이러한 피해가 없기를 바랍니다.